관문천 친수공간은 누구를 위한 공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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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문천 친수공간은 누구를 위한 공간인가?
  • 김형준
  • 승인 2017.10.08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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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 관악산 입구 과천향교를 자주 다녀오신 적이 계신가요? 평소와 다른 모습에 놀라지 않으셨나요? 자연스럽게 물이 흐르던 계곡에 수중보와 같은 시설물이 보이고 하천주변으로 나무계단이 들어섰습니다.

여과시설이 들어서기 이전과 이후를 비교하면 어떻게 바뀌었는지 확연히 느낄 수 있습니다.

의문이 들었습니다. 관악산이면 자연을 보호하기 위하여 개발을 최대한 제한할텐데 과천시가 어떻게 개발을 할 수 있을까요? 우선 과천시정 홈페이지에서 관련한 자료를 확인하였습니다. 관문천 사계절 친수공간 제공라는 제목으로 공사의 목적을 밝히고 있습니다.

관문천내 유지용수 공급으로 건천화 방지 및 사계절 친환경 하천환경을 조성하고, 시민들에게 친수공간을 제공  

친수공간 조성이라는 목적에 부합하는 공사인지는 차치하더라도 또 다른 의문이 들었습니다.  관악산 과천향교 부근이 도시계획상 어떤 용도인지 궁금하였습니다.  지난 십여년 동안 과천시  공원녹지 및 도시계획과 관련한 굵직한 정책이 두번 있었습니다. 아주 오래전이지만 2007년 2월 과천시 공원녹지기본계획과 관련한 공청회입니다. 도시공원 및 녹지에 관한 법률(구 도시공원법)에 따르면 10년을 단위로 하여 관할구역의 도시지역에 대하여 공원녹지의 확충·관리·이용 방향을 종합적으로 제시하는 기본계획, 공원녹지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하였고 이를 위한 공청회였습니다. 이 때 관악산 과천향교근처를 근린공원으로 용도 변경하는 계획이 나왔습니다.

도시자연공원(구역)과 근린공원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우선 근린공원은  근린거주자 또는 근린생활권으로 구성된 지역생활권 거주자의 보건·휴양 및 정서생활의 향상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설치하는 공원을 말합니다. 도시자연공원(구역)은 도시의 자연환경 및 경관을 보호하고 도시민에게 건전한 여가·휴식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도시지역 안에서 식생이 양호한 산지의 개발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여 시·도지사 또는 대도시 시장이 지정하는 용도구역의 하나를 말합니다. 

이런 공원녹지기본계획은 2008년에 수립된 2020년 과천 도시기본계획에 그대로 포함됩니다. 이후 재개발과 관련하여 도시기본계획을 하지만 녹지와 관련한 정책은 큰 틀에서 유지되어 오늘에 이릅니다.

이미 지난 일이지만 2008년을 전후한 때에 결정된 관악산 근린 공원화 정책이 타당했는지 의문입니다. 근린공원이란 주민의 편의이란 이름으로 개발을 전제로 하기때문입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관문천 친수공간사업을 살펴봅시다. 현재 관문천은 2006년 11단지 재건축사업때 과천시가 자연형 하천 복원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한 사업입니다.

과천11단지가 위치한 중앙동의 옛 행정동명인 관문동에 따라 관문천으로 명명된 이 소하천은 관악산과 청계산의 모든 물줄기를 합하며 양재천과 이어져 있다. 관악산에서 주공7단지까지 총 1.05km에 달하며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 1.5mg 수준으로 1급수에 가까운 수질을 유지하고 있어 자연형 하천으로의 자격을 충분히 지니고 있다.

 하지만 하절기에는 홍수 등의 재난 위험과 갈수기에는 수량 미확보로 인한 수질 악화 등의 단점이 지적돼 왔다. 더욱이 최근 주공11단지의 재건축사업으로 인해 자연형 하천으로 재정비돼야한다는 의견이 불거져 과천시 주도로 복원계획이 진행중이다. 이번 복원계획에 따라 기존 콘크리트 호안 및 석축 등을 제거하고 수(水) 환경과 주변 환경 및 접근성 등을 고려한 자연형 호안공법이 적용된다. 그 외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물놀이시설과 산책로, 지압길, 전망대 등이 설치된다.

과천11단지 이달말 골조공사 시작 자연형 하천과 어우러진 생태단지 조성중에서

                           

 관문천 복원은  콘크리트 호안을 걷어내고 거석과 대리석 등을 이용한 호안과 하천 바닥을 조성한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비슷한 때에 실시한 양재천 복원공사도 비슷한 공법을 적용하였습니다. 다만 다른 점은 유량의 확보입니다. 양재천은 갈수기에도 물이 흐르도록 지하철 용수나 하수종말처리장의 처리수를 재활용할 수 있었지만 관문천은 마땅한 대책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10여년이 지난 현재 친수공간 조성이라는 이름으로 "팔당의 원수를 공급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공사는 크게 세가지입니다.  팔팔낙지옆 공터에 위치한 팔당의 원수를 저장하는  펌프시설, 과천 향교앞 여과시설 그리고 펌프로 올린 물을 과천 향교앞 관문천까지 연결하는 관로로 이루어집니다.  예산은 8억여원이 들어간 큰 공사입니다.

 관문천 친수공사가 타당할까요? 우선 갈수기에 물이 흐르도록 하는 것이 공공성이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2006년 관문천 복원공사를  보도한 기사를 보면 아래와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한편, 과천11단지를 흐르는 관문천(향골천)의 자연형 하천 복원계획은 재건축사업에 따른 부조화와 자연형 친수공간으로 재정비되어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과천시가 주관하는 관문천 복원계획은 지난 달 설계용역 관련 사업타당성을 논의하는 보고회를 갖는 등 본격적인 단계가 진행중이다.
조합은 관문천 복원계획으로 인한 수변 공간의 재창출은 향후 아파트의 가치상승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신축공사 뿐만 아니라 관문천 복원계획에도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과천11단지 이달말 골조공사 시작 자연형 하천과 어우러진 생태단지 조성중에서

결국 과천 도심을 흐르는 양재천 복원과 비교할 때 일부 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공사일 뿐입니다. 또한 규모나 상징성에서 비교할 수 없지만  하루 12만 리터의 한강물을 전기로 끌어다 쓰는 청계천의 유지비용이 전기료를 비롯한 유지, 보수 비용이 해마다 78억 원 가량인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사비 8억 원 외에 매년 일정한 예산을 친수공간조성을 위해 투입하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과천시는 2035 과천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용역을 진행 중입니다. 재개발과 재건축으로 급격히 녹지환경이 줄어들고 있는 요즘, 과천도시기본계획에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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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어바조 2017-10-11 14:18:10
저렇게 하겠다고 미리 알려서
하면 좋은지 아닌지 알리고 시민의견을 참조한는 절차가 있었나요?
의견수렴도 하긴 했겠지만 형식적인 겉할기식으로 최소요건만 갖췄겠지요.

좀 번거롭더라도 소통하고 주민의견 듣는 절차를 소중히 해주기 바랍니다.
다음 시장은 그런 시장이 되기 바랍니다.
주민과 소통하는 행정이 되기 바랍니다.

청계천 2017-10-09 09:06:46
관악산 골짜기를 콘크리트로 덮는다 ?
매우 부자연스럽네요.
특정단지 주민 환심사기 위한 공사가 아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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