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둘러보기]3-관악산 둘레길 과천구간 그리고 새로운 5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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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둘러보기]3-관악산 둘레길 과천구간 그리고 새로운 5구간
  • 김형준
  • 승인 2017.11.11 22:15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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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올레길을 모방한 길들이 많습니다. 그 중 성공한 곳이 북한산 둘레길과 지리산 둘레길입니다. 강북에 있는 명산이 북한산이라면 강남에 있는 명산이 관악산입니다. 관악산은 서울, 과천, 안양에 걸쳐있고 높이는 632m입니다. 관악산 둘레길 과천구간은 경기도가 복원한 삼남길의 과천구간인 '삼남길 제1길 한양관문길'과 일부 겹칩니다.  과천에 사는 분들 중 서울대공원 둘레길을 알고 있지만 관악산 둘레길을 모르는 분들이 이외로 많습니다. 그래서  관악산 둘레길 과천구간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과천 1구간을 뺀 2, 3, 4, 5구간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과천 2구간도 용마골에서 출발하여 계곡을 타고 오르는 길이 아니라 과천성당을 지나는 대로에서 오르는 길에서 시작합니다.  

  과천 남태령을 넘어서 과천 시내로 진입할 때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이  과천성당입니다. 바로 옆에 SK주유소가 있었지만 몇 년전  리모델링을 하려다 허가를 받지 못해 대형 칸막이로 막아 놓은 상태입니다. 요즘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려는지 공사를 진행중입니다. 과천성당 옆 장군마을이 끝나는 지점에 우측으로 좁은 길이 있고 안내판이 서 있습니다. 우측 길로 들어서면 대안학교 아이들이 그네를 타고 뛰놀던 흔적들이 보입니다. 

느린 걸음으로 오르다 보면 능선과 만나는 곳에 이정표를 만날 수 있습니다. 간촉 약수터 방면으로 걸어갑니다. 그런데 이정표를 자세히 보시면 한쪽 방향으로 안내가 없습니다. 왜일까요? 지난 여름 궁금해서 우측으로 답사를 했습니다. 길의 끝에서 만나는 곳은 용마골 공원입니다. 다만 사유지와 맞닿아 있어서 길을 내지 못한 듯 합니다. 그렇다고 다니지 못할 정도는 아닙니다. 아마도 마을분들은 자주 이용하였는지  깔끔한 등산로가 있습니다.

   산불 감시탑 방향으로 오르는 길은 둘레길에 딱 맞는 길입니다. 천천히 걸으면 산책나온 듯한 느낌이 들 정도의 경사입니다. 오르막길 우측으로 관악산 능선이 이어집니다. 오르막 끝에서 만나는 곳은 쉼터입니다. 과천성당과 과천교회에서 능선을 타고 오르면 만나는 곳입니다. 여름에 이곳에 앉아 있으면 시원한 바람이 온몸을 휘감고 지나갑니다. 바람길입니다.

 쉼터에서 두가지 선택이 가능합니다. 산불감시탑으로 올라서 과천향교로 내려오는 길이 있고 과천교회방면으로 내려가다가 과천향교로 방향을 잡고 골프연습장으로 나오거나  과천교회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오르막 때의 숨가쁨을 느끼시고자 하면 산불감시탑으로 가시고 조용한 산길을 원하시면 쉼터에서 과천 향교길을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과천교회로 바로 내려왔습니다.  

과천교회가 주차장으로 이용하는 곳에 내려와서 본 안내판입니다. 천혜수 탐방로입니다. 2구간과 3구간의 끝입니다. 이곳을 지날 때마다 의문을 가집니다. 관악산 아래 만들어 놓은 주차장은 사실 등산객이나 지역 주민을 위한 주차장이 아닙니다. 특정한 교회만을 위한 곳입니다.  지난 주 일요일 이곳을 지날 때도 자동차로 만원이었습니다. 근린생활시설이라는 이름 하의 특혜입니다.

 이제 4구간을 시작합니다. 시작점은 과천향교 앞입니다.  과천향교로 건너지 말고 사진의 좌측길로 직진합니다. 관문천 친수공사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앞서 쉼터에서 산불감시탑으로 방향을 잡았다면 향교앞 관문천을 가로질러 만들어놓은 보행로와 만납니다.

4구간은 과천시청과 정부종합청사 뒷길이면서 언저리 길입니다. 과천향교에서 오르다가 우측으로 진입하면 관공서 보호를 위해 설치한 철책선을 따라서 길이 이어집니다. 중간에 갈림길이 있지만 관악산 둘레길이 적혀있는 리본을 찾거나 사람이 다닌 흔적인 많은 길을 택하면 좋습니다. 물론 잘못 선택하더라도 큰 위험은 없습니다.     

4구간 초입 '마애명문코스'라는 글귀가 보입니다. 무엇인지 의문이었습니만 답사를 한 후 조사를 하니 과천시가 관광지화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보행로와 구름다리도 관광지화하기 위한 시설물이었습니다.

 

이곳 자하동 계곡의 서쪽 암벽에는 계곡의 아름다움이 시흥을 저절로 불러일으킨 다는 의미가 담긴 4기의 바위글씨가 새겨져 있다. 이곳에 새겨진 단하시경(丹霞詩境), 자하동문(紫霞洞門), 백운산인 자하동천(白雲山人 紫霞洞天), 제가야산독서당(題伽倻山讀書堂)등은 조선시대 시·서·화의 3절로 유명한 자하 신위(紫霞 申緯, 1769~1847)선생과 추사체로 널리 알려진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 1786~1856)선생과 관련된 바위글씨로 알려져 있다.그러나 그동안 시민들이 쉽게 접근하기가 어려워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문화유적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오랜 세월 지나왔다.과천시는 지난 2016년도부터 과천 관악산 계곡 자하동의 마애명문을 관광명소화 하고자 계획하고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접근하여 관람할 수 있도록 데크로드와 흔들다리를 설치했다.

과천시, ‘마애명문 관광 명소화 시설’ 준공중에서

관광지화한다고 해서 지역 상인들의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지 의문입니다. 차라리  관악산 둘레길 과천구간에 더 많은 투자를 하면 지역민을 위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4구간을 진입하면 길은 구세군시설을 우회하여 과천시청으로 이어집니다. 관악산 구세군을 지나는 케이블 능선을 오르신 분이면 익숙합니다. 

구세군 건물이 끝나고 과천시청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관악산 입구쪽으로 내려옵니다. 여기는 과천시청 주차장과 보건소 사이길과 만나고 우측으로 과천시청과 종합청사 뒷편에 위치한 강득룡선생 묘소를 지납니다. 묘소를 지날 때 유심히 보시면 비록 묘소가 정부종합청사 뒷편에 있지만  묘소에서 앞을 볼 때 청사 건물이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이는 청사를 만들 때 종친회의 반대 때문이라고 합니다.

 

묘소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종합청사 철책선을 따라 이어진 길을 걷습니다.  둘레길을 걷다보면 재미있는 시설을 만납니다. 아래에 보이는 시설이 무엇을 위한 용도일까요?  산행을 같이 하던 분들끼리 설왕설래했었습니다. 아마도 장마비에 쓸려내려오는 토사나 바위등으로 피해가 예상되므로 이를 예방하기 위한 시설이 아닐까 합니다. 정부종합청사라고 하여 이곳저곳 신경을 쓴 흔적이 많습니다.

오래전 둘레길이라고 하지 않을 때 다녀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의 기억을 떠올리면 철책을 말끔히 단장하였고 첨단 센서까지 달았습니다. 젊은 시절 전방에서 보았던 빛 바래고 녹이 쓴 휴전선 철책이 떠오릅니다.

 

  경찰초소가 서있는 후문부터 어딘지 모르는 곳까지 이어진 시멘트 도로를 만납니다. 폐쇄한 도로인 듯 하지만 주변을 보면 공사중입니다. 나무가 베어지는 중이었습니다. 종합청사 뒷길을 걷다보면 전망 휘트이는 곳을 만납니다. 평소에 접하지 못한 새로운 광경입니다.   답사하던 날도  산행을 함께 하는 몇몇 부부들이 편히 풍광을 즐기고 계셨습니다.

 4구간의 끝은 기술표준원을 지나서 관악산으로 난 건물과 건물 사잇길을 걸어서 들어오면 만나는 세심교입니다. 과천시가 만든 관악산 둘레길 5구간은 세심교를 지나서 대로로 나와 야생화 학습장까지 아스팔트길을 걷습니다. 둘레길로 이름붙인 5구간으로 걷기의 마지막을 장식해도 좋습니다. 5-1구간이라고 하겠습니다. 

저처럼 무언가 아쉬움이 남는다면 산길을 찾아서 걷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세심교와 야생화학습장사이에 놓은 공공기관은 중앙공무원교육원입니다. 5-2구간은 공무원교육원의 철책을 따라서 걷는 길입니다.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과천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세심교로 내려가지 말고 수위조절용 댐을 가로지릅니다. 몇 걸음을 옮기면 용운암 마애승용군(龍雲庵 磨崖僧容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관악산 과천구간으로 오르다가 마애승과 마애불을 만날 수 있습니다. 마애불을 남태령부터 시작하는 수방사구간에 있습니다. 그리고 마애불은 문원폭포로 오르는 등산로옆에 있습니다.  

마애승을 감상하고 입구로 내려옵니다. 중간에 백운사라는 작은 절이 있습니다. 절 입구로 들어가지 말고 좌측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가는 길이 교육원둘레입니다.  교육원 둘레길은 생각보다 멋집니다. 오래 전 찾았을 때에는 허물어진 담장으로 보기 좋지 않았는데 깨끗이 단장하였습니다. 

반 바퀴를 돌아서 오르막 길을 접어든 얼마 후 관악산 둘레길에서 본 가장 멋진 광경이 펼쳐집니다. 멀리 과천 시내과 3단지가 보이고 뒤로 청계산이 보입니다. 교육원의 단풍이 잘 어울리는 풍광이었습니다.

  점점 익숙한 길이 나옵니다.  세월이 흘렀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오, 육년전에 멀정히 서있던 이정표가 무너졌습니다. 밑둥이 썩었습니다. 새로운 것으로 바꾸는 것도 좋지만 그냥 두어도 나쁘지 않을 듯 합니다. 과거의 흔적이니까요.  

어느 지점부터 기억을 되돌려보니까 맞는 곳이 있었습니다. 야생화 학습장을 지나 관악산 계곡과 삼봉을 오르기 위해 다녔던 길입니다. 야생화 학습장을 앞에 두고 둘레길 안쪽에서 바라보았습니다. 늦은 가을 가장 아름다운 단풍을 관악산중 가장 아름다운 능성인 육봉능선을 배경삼아 감상할 수 있는 곳입니다. 야생화 학습장과 맞닿은 밤나무단지옆으로 관악산 둘레길은 계속 이어집니다.

 관악산 둘레길을 걸으면서 조금 더 투자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이정표도 정비하고 5구간도 아스팔트가 아니라 관악산으로 이어지도록 했으면 합니다.  굳이 관광객이 아니더라도 시민들이 자주 찾고 즐길 수 있는 명소였으면 합니다.

 

앞서 과천시가 바위에 새겨진 단하시경, 자하동문, 백운산인 자하동천, 제가야산독서당으로 관악산계곡을 관광명소화한다고 하였습니다. 자하동천의 의미가 무엇일까요? 마지막으로 소개합니다.

관악산은 마주보고 있는 청계산에 비해 골이 얕은 골산(骨山)이라 ‘남성산’ 또는 ‘백호산(白虎山)’에 비유되고 청계산은 관악산보다 비록 높이는 낮지만 골이 깊은 육산(肉山)이라 ‘여성산’ 또는 ‘청룡산(靑龍山)’에 비유됩니다.

관악산이 품은 계곡을 자하동천(紫霞洞天)이라 합니다. 그 흘러내리는 물줄기의 방향에 따라서 삼성산 아래 안양 쪽 계곡을 남자하동이라 하고 연주대에서 과천 쪽 계곡을 동자하동이라 하며 서울대학교에서 신림동으로 이어지는 계곡을 북자하동이라 하였습니다. 남자하동은 안양천으로, 북자하동은 신림천으로 이름이 바뀌어 복개되어 옛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고, 동자하동만이 자하동천이란 이름으로 남아 있으며 20여리에 이르는 골짜기 입구에 깎아지른 듯한 바위와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수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어 특히 이 일대를 ‘자하시경(紫霞詩境)’이라고 부릅니다.

이곳은 조선시대 정조, 순조, 헌종에 이르는 3대에 걸쳐 시, 서예, 그림의 3절로 유명한 신위(申緯)가 살던 마을이름에서 유래된 것으로, ‘자하’는 신위의 호입니다. 신위는 관직을 버리고 자하동천에 내려와 시, 글씨, 그림으로 낙을 삼고 여생을 보냈다고 하며 자하동천의 바위에는 4종의 암각글씨가 새겨져 전해지는데 그중 ‘단하시경(丹霞詩境)’ ‘자하동문(紫霞洞門)’ ‘백운산인 자하동천(白雲山人 紫霞洞天)’은 신위의 글씨고 ‘우암서(尤庵書)’는 송시열의 글씨로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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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바라기 2017-11-22 12:55:07
편안한 둘레길 안내 감사합니다. 관악산 위주의 둘레길과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면 좋겠네요

나도산악회 2017-11-12 19:39:48
둘레길이 형식적으로 남들 하니까 만들어진 걸로 봤었는데
볼거리도 있고 휴일 서너시간 산책거리로 좋아보입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둘레길 2017-11-11 23:53:32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안양과 서울코스도 궁금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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