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에너지 대란인데 과천의 행정은 흥청망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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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에너지 대란인데 과천의 행정은 흥청망청
  • 과천넷
  • 승인 2022.10.26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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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과천을 벗어난 주제를 이야기해보자.

현재 전세계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촉발된 올 겨울 에너지 대란으로 초비상이다. 러시아가 경제 제재에 대한 반발로 가스 공급을 막아 천연가스 가격은 2년 전에 비해 8배나 뛰었다. 액화천연가스와 석탄요금도 덩달아 올라 오늘날 각 나라의 국가적 과제는 에너지 안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유럽은 올 겨울 에너지 대란이 올 것에 대비하여 이미 준 전시 상황처럼 대응하고 있다. 헝가리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프랑스는 1970년대 석유 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에너지 절약 대책을 발표했다. 그 상징으로 이미 마크롱 대통령이 터틀넥 복장으로 공식석상에 참석한 바 있다. 독일은 공공건물 실내 난방온도를 19도로 제한하는가 하면, 스위스는 공공기관 난방온도 19도를 지키지 않으면 형사처벌을 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내부적 상황마저 만만치 않다. 한전의 올해 상반기 적자는 14조 3천억원, 가스공사의 적자는 5조 4천억원에 이른다. 국제 가스가격의 추세로 볼 때 적자 규모는 올 연말과 내년에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 자명하며, 이에 따라 전기요금, 가스요금의 추가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담은 고스란히 과천 시민들에게도 전가될 것이다.

이에 우리 정부는 지난 10월 6일, ‘에너지 위기 극복, 공공기관이 앞장서겠다’는기조 하에 ‘공공기관 에너지 다이어트 10 실천 결의’를 개최하였다. 이창양 산업자원통상부 장관은 “전례 없는 에너지 비상상황에서 에너지 다이어트는 단순히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아닌 우리 경제의 생존을 좌우하는 절실한 과제”라고 하면서 “올 겨울, 공공기관들이 앞장서서 에너지 다이어트로 우리 경제의 건강을 지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겨울철 에너지 절약 5대 실천 강령’으로 ① 건물 난방온도를 17℃로 제한 ② 겨울철 전력 피크 시간대(9:00~10:00, 16:00~17:00) 난방기 순차운휴 ③ 근무시간 중 개인난방기 사용금지 ④ 기념탑, 분수대, 교량 등 공공기관에 설치된 경관조명 소등 ⑤ 업무시간 1/3 이상, 비업무시간 및 전력피크 시간대 실내조명 1/2 이상 소등에 대해 발표했다.

겨울철은 본래 에너지 수요가 가장 큰 계절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는 에너지를 줄이기 위한 공공의 노력이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다시 과천의 상황으로 돌아와보자. 우리 과천의 행정은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이번 과천시청 추가경정예산안의 겨울철 에너지를 흥청망청 낭비하는 빛축제와 야외 빙상장 운영 안은 국민의힘 거대여당 시의원의 전원 찬성으로 통과되었다. 지금과 같은 에너지 비상시국에 시민들의 에너지 절약을 독려하기는커녕 이 얼마나 한가한 계획이란 말인가.

빛축제와 야외 빙상장 운영 예산을 세울 시간에, 과천의 노후 건축물 에너지 효율 개선책과 저소득층의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았을까. 과천시 행정은 과연 그런 고민을 한 적이나 있었던 걸까.

지금과 같은 고물가, 고유가 시대에 에너지 낭비는 불구덩이에 기름을 안고 뛰어드는 격이다. 예고된 위기 상황을 앞두고, 달콤한 전시 행정을 내세우는 대신 고통을 참고 견뎌 이 위기를 극복하자고 용기 있는 정책을 추진할 사람이 과천시청 안에는 정말 없는 것인가.

박주리(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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